[실리콘밸리 리포트] 우버 타고 공항서 온라인 체크인…아마존고서 무인결제 `척척`

美 실리콘밸리서 시애틀까지 `노라인` 4차 산업혁명 생생 취재기

  • 손재권 기자
  • 입력 : 2018.01.30 0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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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본사 1층에 최초로 연 디지털 점포 '아마존고'를 현장 취재했다. 아마존고는 인공지능 카메라로 매장 물건과 이용객을 인식해 문을 나가면 결제하게 하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매장이다.

실제로 이용해보니 아마존고 매장에는 키오스크, 계산대, 계산원(캐셔)이 없었다. 원하는 물건을 그냥 들고나오기만 하면 된다. 지갑이나 신용카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이날 매장을 이용한 시애틀 주민과 관광객은 한결같이 "물건을 그냥 들고나오니 이상했다. 도둑이 된 것 같이 약간 죄책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아마존고는 '줄 없고(노라인) 결제 과정(노체크아웃)' 없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무인 경제' '터치리스 사회'를 구현하는 과정일 것이다.

이날 아마존고를 취재하기 위해 이른 아침 실리콘밸리(서니베일)에 있는 집에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아마존고가 있는 시애틀 다운타운까지 취재하는 과정을 따라가 보니 '아마존고'가 아니더라도 미국이 벌써 노라인 사회, 무인 경제를 구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전 6시 - 우버
우버앱으로 '풀'택시 불러 공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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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서니베일에서 새너제이 공항까지 가는 데 '우버'를 이용했다. 우버는 이미 미국(특히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우버 '풀' 택시를 호출하니 5분 만에 도착했고 10분 만에 세너제이 공항까지 안전하게 이동했다. 우버 앱 을 열고 목적지를 입력한 후 우버가 제시하는 가격을 승인하면 곧 바로 호출한 지역의 주변에 돌아다니는 우버 운전기사와 알고리즘을 통해 연결해준다. 우버는 9가지 탑승 옵션을 제공하는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일종의 합승 서비스인 '우버 풀'이다. 일반 우버 엑스보다 최소 3~4달러 정도 저렴하지만 운이 좋으면 다른 승객과 합승하지 않고 혼자 갈 수 있다. 이날도 혼자 이용했지만 가격은 11.57달러가 나왔다.

우버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내릴 때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엔 팁을 주는 옵션도 제공하고 있지만 승객 선택에 달려 있다. 일반 택시를 타는 승객은 택시 가격이 얼마나 나올까 조마조마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우버 택시는 가격을 알고 있어서 우버 드라이버와 대화에 더 집중하게 된다.

▶오전 7시 - 사우스웨스트항공
온라인 체크인…항공기 선착순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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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사우스웨스트항공 보딩 패스. B47은 지정석이 아니라 선착순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새너제이에서 시애틀까지는 사우스웨스트항공으로 이동했다. 약칭 '싸웨'로 불리는 항공사다. 미국 항공사는 온라인 체크인을 하면 문자메시지로 탑승권을 보내준다. 여기에 생성된 'QR코드'를 가지고 가면 공항 내 보안 체크 포인트에서도 활용되고 게이트 입구에서도 이 QR코드를 대고 입장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자리가 일반 항공사처럼 지정석이 아니라 버스처럼 '선착순'인 것으로 유명하다. 탑승권에 자리가 있지만 이것은 지정석이 아니라 '들어가는 순서'다. 순서에 따라 들어가고 원하는 자리에 앉는다. 좌석 배정을 하지 않아 체크인 서비스가 빨라진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승무원들(심지어 기장도)이 직접 청소를 하고 기내식으로 땅콩과 음료수만 제공하며 지정 좌석이 없고 인터넷으로만 항공권을 판매하는 등 인건비와 원가를 줄이며 경영을 효율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공항·항공은 일찍부터 '노라인'을 구현 중이다.

▶오전 10시 - 맥도널드
맥도널드 셀프주문…3분이면 OK


시애틀 타코마 공항에서 맥도널드로 아침을 해결했다. 타코마 공항 터미널1 맥도널드 매장은 키오스크(자판기)를 통해 주문받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맥도널드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전역 2500개 매장에 점차 '셀프 체크' 자판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각 매장에서 햄버거 제조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계산대에 있는 직원이 주문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이미 만들어진 버거를 담고 감자튀김과 음료수를 재빨리 담아준다. 결제하는 순간부터 햄버거 세트를 들고가기까지 약 3분이 걸린다. 하지만 주문이 몰리면 어쩔 수 없이 줄을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셀프 체크' 시스템으로 '빅맥 세트'를 주문하고 결제하니 단 1분 만에 버거 세트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맥도널드 매출이 5~6%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미국에서 '맥도널드 일자리'가 없어진다며 논란이 된 서비스다. 맥도널드는 미국의 대표적인 최저임금 일자리다. 맥도널드는 "직원을 줄이진 않을 것이다. 손님들과 진정으로 대화하고 식사 경험을 향상시킬 수있는 컨시어지와 테이블 서비스와 같은 고객 서비스 역할로 이전할 것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전 11시 - 시애틀 다운타운, 아마존고
다 먹은 초콜릿 반품도 앱으로 가능


아마존은 기술 이름을 '저스트 워크 아웃' 이라고 지었다. 그냥 걸어 나온다는 뜻이다. 아마존고 기술은 적극적으로 도둑질하려고 그냥 걸어나오는 사람과 실수로 나오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아마 아마존고에서 '도둑질하는 법'을 체득했거나, 물건을 가지고 나왔는데 대금이 결제되지 않아서 뒤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마존고 이용자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아마존고에서 구입한 제품을 반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마존고에는 반품 코너가 없다. 그럼에도 아마존고 앱에서 '리펀드'를 하면 돈을 그대로 돌려준 다. 탄산수를 마시고 초콜릿을 이미 먹었음에도 반품할 수 있다.
비윤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례라도 아마존이 웃게 돼 있다. 아마존은 '도둑질 시도' '비윤리적 소비자 행동'조차도 데이터로 쌓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쌓아 소비자 행동을 파악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마존고 목표다.

[시애틀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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